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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개마당] 나의 미국 서부 여행기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4월호 2020. 3. 31. 21:37

                                                                                                                                 회원  김슬기 

     

     

    지난 1, 친구들과 1415일 동안 미국 서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여행계획은 거의 세우지 못한 채 심지어 숙소마저 온전히 결정되지 않은 채로 일단 서니베일에 살고 있는 친구네 집으로 떠났습니다.

    출발하는 당일,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 짐을 싸서 떠나는 여행이었습니다(영하 10도부터 영상 25도까지를 견딜 수 있는 옷을 26인치 캐리어 하나에 싸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미션이었습니다).

     

    [Day 1~ 4] 미식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서니베일 → 샌프란시스코 → 소살리토 → 와이너리 투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매우 여유로운 여행을 했습니다한국에서의 피로를 풀고, 로드 트립을 대비해 체력을 비축해야 했거든요. 유명 맛집을 돌아다니며 치오피노, 크램차우더 같은 해산물 요리와 각종 브런치 메뉴를 섭렵하였습니다기라델리 스퀘어에서는 다양한 초콜릿을 잔뜩 쇼핑하기도 했죠.

     

    샌프란시스코는 커피와 와인을 좋아하는 제게 매우 천국 같은 곳이었습니다. 블루보틀의 본고장답게 커피 프랜차이즈도 다양해서 여행 중 다양한 커피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필즈 커피(Philz Coffee)의 민트 모히또 아이스 커피로, 평소 민트 덕후를 자처하는 저에게 커피와 민트의 환상적인 조화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는 와이너리가 많고, 특히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가 멀지 않습니다.

    원래는 나파 밸리의 여러 와이너리를 투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세찬 겨울비로 인해 서니베일 인근의 와이너리 한 곳을 방문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대신 아주 멋진 샤도네이를 알게 되어 와인만 7병을 구매하는 과소비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때 산 와인은 여행 기간 내내 저희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D

     

     

    [Day 5~ 9] 자연과 함께한 로드 트립

    요세미티 국립공원 → 라스베이거스 → 후버댐 →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 세도나 →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렌터카로 떠나는 본격적인 로드 트립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일 개념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는 샌프란시스코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스피드 티켓을 끊는 흑역사를 만들었답니다. 덕분에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쫓아오는 진귀한(?) 경험을 해보았습니다(한국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벌금이 무려 498.73달러였습니다. 조금만 더 과속했더라면 법원으로 출석할 뻔 했더라고요^^; 이후부터는 정속 주행으로 안전 여행을 하였습니다_).

    샌프란시스코의 세찬 겨울비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눈보라로 몰아쳤고, 저희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설경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글레이셔 포인트는 갈 수 없었고, 미러 레이크는 꽁꽁 얼었지만 눈 내린 후의 운치 있는 풍경이 정말 멋졌습니다. 급히 예약했지만 운 좋게 국립공원 내 로지(lodge)에 숙소를 얻어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떠나 라스베이거스를 거쳐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후버댐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별 기대 없이 방문하였는데, 생각보다 압도적인 규모에 놀랐습니다. 자연에 대항하고자 한 인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물론 그 이후 도착한 그랜드캐니언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애써봤자 자연에는 댈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해야 할까요? 사진으로는 그랜드캐니언의 그 감동이 다 담기지 못해 너무 아쉬울 정도였어요. 렌터카로 하는 자유여행답게 야바파이 포인트, 모란 포인트 등 그랜드캐니언의 많은 포인트를 제가 원하는 속도로 모두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 초기만 해도 그랜드 캐니언을 시작으로 자이언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으로 이어지는 그랜드 서클 투어를 계획했으나, 장거리 운전에 지친 저질 체력으로 인해 급히 세도나로 경로를 변경하였습니다. 신비한 기운이 흘러나온다는 도시는 아침부터 계속 내린 비로 인해 신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붉은 바위가 매력적이어서인지 그랜드캐니언에서 실컷 바위 구경을 하고 와도 전혀 질리지 않았습니다.

     

    [Day 10 ~ 14] 꿈과 희망의 나라, 로스앤젤레스

    디즈니랜드&캘리포니아 어드벤쳐 →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 → MOCA → 월트디즈니콘서트홀 → 그리피스천문대 → 게티센터 → 산타모니카

     

    자연과 함께 했던 로드 트립이 일단락되고, 다시 인터넷이 빵빵 터지는 도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는 심지어 방문자센터에서도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아 세도나에서는 정말 노숙할 뻔한 위기가 있었습니다_).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테마파크였습니다. 디즈니랜드를 급하게 일정에 추가하느라 라스베이거스 일정이 매우 짧아지기는 했지만,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 이곳에 있는 호그와트에 가기 위해 이번 여행이 계획되었거든요^^; 영화 속 호그스미드를 그대로 재현해놓아서 이리저리 구경하며 (사악한 가격의) 기념품을 사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두 곳 모두 개장 시간부터 폐장 시간까지 있었지만 시간 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잊고 있었던 저의 동심을 깨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남은 일정 동안에는 여유롭게 미술관 투어를 하였습니다. 다운타운 중심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 현대 미술관(MOCA)은 기발한 작품이 많아 현대 미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거액의 기부금으로 인해 올해부터 입장료가 없어진 MOCA 주변에는 ‘Art for All’ 사인이 넘쳐났습니다. 생각해보니 로스앤젤레스만큼 모든 사람에게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는 도시가 많지 않더라고요. MOCA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더 브로드(The Broad)뿐만 아니라 게티 센터, 게티 빌라, 해머 미술관 등이 모두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무료가 아닌 미술관도 무료 입장날이 정해져 있어 누구나 쉽게 미술관에 갈 수 있죠.

     

    그 다음날 방문했던 게티 센터는 구두쇠로 유명했던 석유재벌 폴 게티가 자신의 소장품과 기금을 바탕으로 조성한 미술관입니다. 손자의 몸값도 아까워했던 구두쇠(영화 <올 더 머니>의 재벌 할아버지)가 이런 미술관을 조성했다는 것이 뭔가 신기하더라고요. 작품 수가 어마어마한데다가 야외정원이 매우 예쁜 곳이었습니다(여담이지만, 게티 센터는 구두쇠였던 폴 게티의 특성이 잘 드러나서 재미있었습니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넘쳐나는데, 그들의 대표작은 많지 않았거든요. 구두쇠답게 가성비(?)를 추구한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그날 드가의 그림을 여러 점 보았지만 발레리나가 그려진 그림은 기프트샵에서 엽서로 본 한 작품이 전부였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정리해보니,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까지 3개의 주를 넘다드는 엄청난 여행이었네요. 머물렀던 숙소만 7, 렌터카로 이동한 거리만 3,297km에 달하네요. 여행 중 일정이 계속 변경되고, 하고 싶었던 것의 절반 정도밖에 못하고 돌아왔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물론 다시 이렇게 여행을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아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것이 요원하게 된 요즘입니다. 얼른 코로나-19의 유행이 종식되길 바라봅니다.

    (여행의 마무리는 스타벅스 시티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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