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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바이러스 공포에서 회복하려면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4월호 2020. 3. 31. 21:30

                                                                                                                - 회원  허현희

     

     

    코로나19가 불러온 공포는 우리의 일상을 삼키고 변화시켰다.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68일이 되는 3월 28일, 

    정부는 완치자 수가 격리 환자 수를 처음으로 넘어서 완치율 50%를 달성했다며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축하할 만한 자그마한 성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든지 더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계속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공포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데

    같은 날 뉴스에서는 이웃 나라 중국 후베이성에서 발생한 지역 간 갈등과 충돌 사건을 보도해 다시 마음이 복잡해졌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본토 감염에 대해 종식선언을 하며, 후베이성 봉쇄를 풀었지만

    코로나19 재 확산을 우려한 인근 지역 경찰과 후베이 주민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후베이성 지역 주민들이 외부로 이동하면서 이를 막아서는 인근 도시 경찰과 몸싸움이 일어났고,

    경찰차가 뒤집히는 등 폭동과도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뉴스를 보면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으며,

    지역사회 회복의 과정은 매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감염 인지 후 불투명한 정보 공개 등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지만,

    질병의 발생지로 알려진 우한시 및 후베이성 봉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감염의 확산을 막는 방역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발생한 충돌 사태뿐만 아니라 우한-후베이 지역민에 대한 낙인과 차별 관련 소식들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어 중국 정부의 지역 봉쇄와 격리 조치가 해당 지역사회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진행되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감염병을 감지하고 예방하며, 치료 관리하고, 격리 추적, 감염병 이후의 사회 회복 등 모든 과정에

    지역사회 주민과 소통하고 참여하도록 지원했다면, 우한-후베이 지역민과 관련된 각종 루머, 격리 조치에 대한 반발,

    지역 간 갈등 심화 등 위험을 관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앙집중식 감시와 가혹한 처벌만이 정부의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9년 H1N1 신종인플루엔자 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보건총회에서는 감염병 확산 시기의 위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사회적으로 매개되는 문화적 산물”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즉 감염병 시기의 위험은 바이러스 확산 자체만이 아니며,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 충돌 및 갈등, 공동체 문화와 규범의 차이로 반발 및 지침 미준수 등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 요인에 대해 지역사회가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사회적 유대관계는 오히려 가까워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국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했을 때,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센터 및 마을공동체가 자발적으로 방역 물품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역 공동체에서는 면 마스크를 직접 제작하여 감염 취약계층에게 전달했고,

    지역 주민들이 익명으로 취약 계층이나 의료진 지원을 위한 마스크나 돈을 기부했다.

    이들은 영세자영업자, 홀몸 노인, 초등학생, 이주민 단체 등 우리의 소박한 이웃들이자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회복 탄력성(Resilience)은 개인, 가족, 지역사회, 시스템, 기관이 재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능력이다.

    감염병 시기의 지역사회 회복탄력성은 사람들이 감염병 확산에 더 잘 대처하고,

    위기상황을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기회로 전환하도록 만드는 지역사회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회복탄력성은 지방정부, 전문가, 지역사회, 민간단체 등 다양한 지역사회 주체들의 협력과 연대를 토대로

    강화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공포가 지나간 자리를 일상으로 돌려놓고 신뢰가 축적되는 사회로 발전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연대가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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