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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결정되는 장애인 중증질환자 생존권, 그 시대의 막을 내려라!보도자료 2024. 5. 28. 18:14
경장영양제(하모닐란, 엔커버) 품절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경장영양제는 경구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않거나 경구 영양시 소화기장애(구토, 설사 등)등으로 적절한 흡수가 되지 않아, 비강튜브, 위ㆍ장루 등을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식사 대용 식품입니다. 이 중 JW중외제약의 엔커버액과 영진약품의 하모닐란액 두 제품만이 전문의약품으로서 급여등재되어 있으며, 이 둘은 제약회사 오츠카와 비브라운의 수입의약품입니다. 이 의약품들은 2019년 5월 ‘엔커버’가 식약처 허가변경을 이유로 6개월간 공급 중단되고 ‘하모닐란’의 수요가 급격히 올라 국내 재고분이 모두 소진이 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품절 대란이 불규칙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언론보도[1]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주요 대학병원 앞 약국에 엔커버를 우선 공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합니다. 지역에 살거나, '빅5'가 아닌 병원에 다니면 엔커버를 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역의료차별까지 유발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는 약가 인하 조치를 했던 하모닐란을 다시 약가 인상하는 조치 외에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1] [단독]“대학병원 앞 약국에 우선 넣어라”… JW중외제약, ‘엔커버’ 차별 공급 정황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1/24/2024012401877.html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2월 7일 「제12차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를 통해 수급 불안이 제기되고 있는 경장영양제 2개 품목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해당 품목들은 수입 제품으로 전체 수입량은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으나 최근 국제 정세 영향 등으로 공급이 위축되어 공급 부족에 대비하여 조치 필요성 등을 논의하였을 뿐, 대응 방안에 대해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다른 의약품들에 대해서는 약가인상, 생산 독려, 균등분배, 사재기 의심 현장 조사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것과 달리, 유독 경장영양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모닐란액의 약가인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여전히 원가에 비해 약가가 낮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한다며 수요량을 예상해 한정된 양만 공급·판매하고 있으며, 엔커버액 또한 채산성(payability) 즉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입물량을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식약처에 의약품 생산·수입·공급 중단 또는 부족으로 보고의 주요 원인은 1/3은 결국 채산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의 탐욕과 정부의 무책임 속에서 환자들만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모닐란이 예멘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물량 공급이 불안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회하며 3~4주 배송 일정이 지연되었을 뿐입니다. 결국 품절 대란은 이윤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적은 물량을 공급하며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국내에도 대체할 수 있는 경장영양제가 공급되고 있으나, 대표적인 경장영양제인 뉴케어는 1.5~2배 정도 비싸며,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어 건강보험 적용이 불가능해 본인부담금 5~10% 적용을 받을 수 없습니다. 15배에서 40배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만 하는 상황입니다. 2022년 7월 전혜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를 통해 의사가 처방하는 의료용식품인 ‘전문의료용식품’을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하자고 제안했으나, 정부 부처와 대한의사협회는 고령화사회에서 보험재정에 큰 부담이 든다며,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현재 제도에서 환자영양식이 임상 3상을 거쳐 의약품으로 들어가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국내·국제 시장에 맡겨두어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결국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을 대상으로 2020년 7월에 사회서비스사업과를 통해 시범사업으로 1년간 노인 맞춤형 식사지원 및 영양관리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저작이 어려운 노인에게 유동식을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여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나 경제성이 없어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하는 약제의 원가 보전하는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제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영양식의 의약품 신청 여부는 제약사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며 그 책임을 외면하며,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중증장애인, 중증질환자의 생존권을 비용으로 환원하여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정부가 제약회사의 이윤의 논리에 우리를 죽도록 내버려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윤으로 결정되는 장애인 생존권 “경장영양제 품절 문제 해결하라” < 사회 < 인권 < 기사본문 - 에이블뉴스 (ablenews.co.kr)
[사진] “장애인·중환자 사용, 경장영양제 품절 대란” - http://www.hnews.kr/m/page/view.php?no=63824
[기자회견 발언문_ 건강세상네트워크 양영실]
예전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값"에 육박하는 노바티스의 초고가 신약 졸겐스마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쟁점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젠 반대로, 약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있음에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라지는 약들도 있습니다.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들조차도 생산이 중단되고 있다고 합니다. 환자들은 치료가 지연되거나, 약국뺑뺑이를 돌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나와야 하는 섬에 사는 환자들이나 대중교통이 잘 없는 지방 환자들도 약을 타러 왔다가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고 합니다.
코로나 19가 끝난 2년전부터 이미, 의약품 전반에 걸친 품절 대란 조짐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참 지난 지금도 의약품품절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의약품 품절대란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수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장영양제는 입으로 충분한 영양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이 콧줄 등을 통해 영양을 섭취하도록 하는 식사대용식품입니다. 구강영양섭취가 어려운 중환자나 방사선치료나 수술 후 영양공급이 필요한 중증환자들의 건강 회복을 위한 필수 의약품입니다. 수급불안정을 넘어 아예 품절상황까지 가도록 내버려 뒀다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내팽개친, 무능함과 무책임함의 끝판을 보여주는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약품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공공재로서, 국가는 양질의 의약품을 선별하고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재로서의 의약품 개발이 아닌,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하면서 제약회사의 연구개발비 지원, 생산시설 증축 지원, 각종 세금면제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민간제약회사의 신약개발에 앞장서고 있을 뿐 아니라 민간 투자운영사와 제약·바이오 펀드를 결성하여 투자유치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미 민간위주의 의약품 생산과 공급체계로 인하여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과 의약품 접근성 보장에 있어 많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윤추구에 눈이 먼 제약회사와 정부의 책임 방기로 인해 시민들과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의사가 처방하는 의료용식품인 ‘전문의료용식품’을 요양급여대상으로 하자는 제안에 정부와 의사협회는 보험재정을 걱정하며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었습니다. 이번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대형병원 손실을 건강보험으로 매월 1882억원씩을 메워 나가고 있다는데 이것은 사회적 합의가 되어 집행되는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접근성이 이윤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뉴케어 대체제 활용방안 등을 포함하여 중증장애인, 중증질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경장영양제가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반복되는 의약품 품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수급불안정한 의약품을 모니터링하여 공개하고, 필요한 의약품이나 낮은 채산성으로 공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에 대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원할한 공급망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덧붙여 정부에서 직접 의약품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여 시민들과 환자들의 의약품 필요를 충족시켜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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