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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성주에 사시는 운영위원님을 소개합니다.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17호(2023.4) 2023. 4. 20. 10:57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들을 소개하는 회원탐방 코너입니다. 회원탐방 코너는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들을 소개하고, 회원들과 상호 소통하며, 교류를 해나가고자 만든 지면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운영위원 손소희 선생님을 인터뷰했습니다.

     

    1. 안녕하세요? 손소희 운영위원님! 먼저 본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주민입니다. 노동자를 편들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 인생의 불청객인 미국의 전략무기 사드가 성주로 들이닥쳤을 때, 데모하러 나섰다가 "사드를 반대하는 마지막 한 사람이 되겠다"고 수많은 촛불대중 앞에서 약속했습니다.

    사드는 성주의 산골마을 소성리로 배치되었지만 저는 사드를 뽑아낼 때까지 싸울 생각입니다.

    평화가 절박한 소성리를 지키는 마음으로 노동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글 쓰면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싸람> 에서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은 싸람 프로젝트에서 저를 소개하는 프로필 내용입니다. 2022년에는 금속노조 KEC지회의 투쟁기록으로 제 30회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 건강세상네트워크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건세 국장님과 오래 된 인연으로 건강세상네트워크를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지낸 지는 오래 되었는데요. 제 인생에 중요한 일이 생겨서 회원가입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요한 일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무렵에 제 딸이 고열에 시달리면서 오랫동안 병의 원인을 찾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백혈병인 줄 알았지만 혈액종양내과에서 여러 검사를 해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고, 결국 병원을 옮겨서 찾아낸 병명이 성인형 스틸병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난치성 희귀질환을 앓는 제 딸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갑작스런 고열과 발진 등의 응급상황에 직면할 일이 많았고,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습니다. 경산지역의 고 정유엽 학생과 비슷한 일을 제 딸도 겪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병환으로 잦은 입퇴원을 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한국의 의료현실을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가의 약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생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집과 병원을 오가면서 요양 하고 있습니다.

     

     

    3. 2016년부터 사드 반대 투쟁을 해오셨는데, 투쟁 경험에 대한 간략한 소개 또는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실까요?

    2016713일경에 한국정부는 성주읍 성산포대로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갑작스런 사드배치 발표에 성주군은 전체가 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면서 저항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저항에 부딪힌 정부가 제 3부지를 검토해보자는 제안을 성주군수가 받아들이면서 성주읍이 아닌 성주와 김천의 경계에 있는 골짝마을인 소성리로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결정하고 맙니다. 소성리에는 롯데골프장이 있었고, 롯데는 남양주의 군부지와 소성리의 땅을 맞교환함으로써 사실상 사드배치가 확정됩니다. 당시에 소성리는 100여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주로 연로한 노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자녀들이 도시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 하고나면 돌아올 곳이라 여기고 고향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에 사드가 들어온다고 하니까 소성리는 마을총회를 열어서 사드배치를 결사반대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사드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마을회관을 개방하고 싸움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7년을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가장 큰 사건은 2017426일 박근혜정권이 탄핵되고도 황규안 대통령 직무대행 시기에 경찰병력 8000여명을 소성리로 투입해서 일대를 완전 진공상태로 만들어서 사드 4기를 배치하였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얼마 후 사드추가배치를 발표합니다. 201797일 경찰병력 8000여명이 소성리 일대를 에워싸고 마을로 진입하는데 방해되는 천막을 부수고 차량을 밀어서 사드를 추가 배치합니다. 그날 우리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밤을 꼬박 새워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6년 동안 소성리 마을을 거쳐서 사드-미군기지로 들어가는 모든 물자를 막아내기 위해서 쉼 없이 싸웠는데요. 너무 많은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아서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4. 사드 배치 이후에, 현지 주민들이 느끼는 위험이나 건강영향은 어떤가요?

    일단 소성리는 지난 7년 동안 지속적으로 국가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대외적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경찰병력에 의한 물리적인 폭력과 고소고발로 인한 형사처벌 및 벌금 협박을 받아왔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미군과 기지의 물자가 소성리 마을길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군사작전이 더욱 노골화 되어 주민들의 삶은 더욱 괴로워졌습니다.

    20215월부터 소성리 마을길로 미군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지상육로확보 군경합동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두 번씩 경찰병력이 2000 여 명씩 들어왔습니다. 작전 중에는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도로로 나다닐 수 없게 길을 다 막아버렸습니다. 마을 골목마다 경찰들이 감시하고 통행을 검문검시 했습니다. 그리고 도로로 나가면 물리력을 이용해서 끌어내었습니다. 계속되는 폭력에 주민들은 골병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223월부터 주 3회로 작전횟수가 늘었고, 윤정권이 들어선 5월부터 주5일 작전이 시행되면서 소성리 마을길로 미군과 유류차가 마음대로 통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민들과 소성리 평화지킴이들은 마을길로 미군과 사드를 운영하기 위한 유류차 그리고 사드장비가 들어서는 걸 막기 위해서 지난 3년동안 마을길을 지켰고, 길 한가운데 주저앉아서 저항을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부로부터 학대를 당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항해 온 주민들은 각종 고소고발 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수억 원의 벌금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김천 농소면은 사드레이더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입니다. 레이더가 어떻게 가동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사드가 배치되고 7년 사이 농소면의 노곡리 마을에서 100여명의 주민 중에 12명의 주민이 암이 발병하였고, 7명이 사망하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사드가 배치된 7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니까 당연히 마을이장님은 사드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고, 김천시 당국에 역학조사 등의 진상을 규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을 규명하는 어떤 조치가 이루지지 않고 있습니다.

     

     

    5. 주민분들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드 임시배치 7년만에 원격발사훈련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시고 허탈하셨을 거 같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앞으로 사드 배치 관련해서 어떤 대응 계획이 논의 된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7년 만이 아니라, 사드는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사드 레이더와 페트리어트를 연동하고, 발사대를 하나로 원격 조정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 야간에 기습적으로 발사대를 빼고 넣고 해왔습니다. 소성리 마을은 사드장비 반입반출을 막기 위해서 계엄령에 준하는 수준으로 억압을 당해야 했고, 저희는 저항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벗어나면 아직도 사드를 반대하며 싸우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한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의 최적지는 없다며 떠들썩한 적도 있었지만, 소성리로 사드가 배치되고 난 이후에 국민적 관심이 사라진지 오래 된 것 같습니다.

    지금 소성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마을길로 미군이 마음대로 통행할 수 없게 마을을 지키고 사드반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 말고는 지금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이상이 있을까 싶습니다.

    지역사회라고 하면 성주를 말하는 걸까요? 성주는 이미 배치된 사드를 팔아서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는 데 더 큰 관심이 있는 듯 보입니다.

     

     

    6. 사드 배치 이슈 이외에 건강세상네트워크의 사업 및 활동 방향 수립에 있어 전달하시고 싶은 의견이나 조언이 있으실까요?

    가장 절실한 것은 누구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니까 이주, 난민 등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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