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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의료사고.... 의료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하여 조정신청자는 제한되어야 한다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1호(2021.02.) 2021. 2. 16. 12:14

    의료사고로 인한 신속한 피해구제와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을 위한 법(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 제정된 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조정중재원)이 개원되어 운영된 지 8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조정중재원이 운영되면서 조정성립율이 90%까지 끌어올린 것은 괄목할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의사들의 집단 보이콧 등으로 조정참여율이나 건당 평균조정금액이 아직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 번의 법 개정이 시도되었고,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신해철 법이었다. 신해철법(개정안)은 의료사고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의 의식 불명 상태 혹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증 장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인 신청인의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 피신청인인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동의절차와 관계없이 조정을 개시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이는 피해자인 환자나 피해자, 피해자 가족들을 위하는 것으로 대대적으로 기사화 되었고 이 개정안은 통과되었다.

     

    이 때 통과된 신해철법(개정안)은 피신청인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을 자동으로 개시하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조정중재원의 감정단과 조정부, 그리고 각 과별 의사들을 자문위원으로 둘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정중재원의 조직을 대폭 늘리는 내용과 그동안 의사단체나 의사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오던 것들인 현지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조정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의 3,000만원 벌금 규정을 500만원 과태료로 줄이거나 벌칙규정을 없애는 조항 등이 모두 포함되어 통과되었다.

     

    당시 이렇게 개정된 신해철법은 얼핏보면, 의료소비자인 의료사고 피해자와 조정중재원 그리고 의사단체 또는 의사들 모두를 배려한 개정안으로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 법의 신청자가 의료소비자인 의료사고 피해자로 국한된다면 그렇다. 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법에서의 신청자는 의료사고 피해자로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료공급자인 의료기관이나 의사들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의료기관이나 의사들이 조정신청을 할 경우 오히려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도리없이 조정에 임해야 하는 것으로서 소위 심각한 역차별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 전 김상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 27조의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고자 하는 경우, 그 사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 피신청인의 동의 절차/여부에 대한 부동의 방식을 적극적 의사표시로서 하도록 하여 운영 초기부터 조정중재원의 과제였던 조정참여율 재고를 위한 방법으로 제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개정안 또한 내용상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고, 이 같은 문제점들로 인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 내용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문제 진단

     

    먼저 이 법 일부개정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의료사고피해자를 신청인으로,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을 피신청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기본법이나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 관한 법(이하 언론중재법‘)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들 두 법안을 살펴보면, 피해구제 신청 자격을 소비자 또는 피해자로 제한하고 있고, 예외적인 경우에서만 공급자들인 기업이나 언론사 등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 두 법안에서 모두 신청인을 소비자나 피해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정보의 비대칭(무기대등의 원칙 위배) 등으로 인해 절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소비자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반해 의료분쟁조정법에서는 신청인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의료기관이나 의사가 언제든 신청할 수 있고 이 경우 의료소비자인 의료사고 피해자나 가족들이 피신청인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조정 신청자가 대부분 의료사고 피해자나 의료기관의 신청이 점차 늘고 있고, 신해철법이 적용되는 사건에 대하여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조정신청을 하겠다는 의사단체 차원의 대응방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이 개정안은 조정중재원 운영 과정에서, 운영 초기부터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의료계의 보이콧으로 조정참여율이 저조한 것이었고, 이 같은 조정참여율 재고를 위하여 해당 규정을 삭제하는 안(자동조정 개시안)과 그 대안으로 반드시 부동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하는 현재 개정안이 제안되어 20대 국회 소관위인 보건복지위에서 활발하게 논의된바 있으나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대로 개정되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되었던 것을소관부처인 보건복지위가 아닌 타위원회 중심으로 개정안이 제안된 것으로서 해당 개정안은 조정중재원의 참여율 재고를 위해서 고려된 것이다.

     

    개정안에 대한 대안

     

    해당 의료분쟁조정법은 소비자기본법 및 언론중재법에서와 달리 신청인에 대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의료사고의 특성(전문성, 밀실성 등)으로 인해 절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고, 이들 약자가 우선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이미 위반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보에 취약한 의료소비자인 의료사고 피해자나 가족들이 의료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입증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참사유를 제출하게 하여 소극적 의사표시(답하지 않는 것)로 인한 미참여자를 줄여 조정참여율을 재고하겠다는 취지에는 일응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의료기관이나 의사가 조정신청을 할 경우, 현재의 조정제도와 의료사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정보가 없는 의료소비자인 의료사고 피해자나 가족들이 상대가 신청한 조정에 응하지 않는 사유를 조정 전 제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뿐 만 아니라 결국은 환자나 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법에서 임의조정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소송할 권리 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 법 제정 당시 우리 단체를 포함하여 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입증책임전환, 보험체계화, 임의조정 방식 등의 규정 중 유일하게 받아들여진 조항이었던 것이다.

     

    조정중재원의 과제인 조정참여율을 재고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해당 규정을 삭제하는 것(자동조정 개시)을 가장 바라고 있으나 이는 시민단체는 물론 의료계의 큰 반발이 예상되므로 이를 완화하는 단계로의 개정안으로 볼 수 있다.

     

    이 법에서 절대적 약자인 의료소비자나 환자의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소비자 기본법이나 언론중재법과 같이 의료소비자나 의료사고 피해자로 조정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이를 전제로 위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환자나 의료사고 피해자가 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신청인 자격제한 규정을 두고,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이 개시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의료사고에서 절대적인 약자인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참고 법률: 소비자기본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강태언(의료소비자시민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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