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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만약 내가 연고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면?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5호(2021.10) 2021. 10. 13. 21:55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020 홈리스 추모제에서 무연고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홈리스 기억의 계단'이 전시되어 있다. 2020.12.14 jin90@yna.co.kr

    생각만해도 쓸쓸하다. 죽음을 혼자 맞이하게 되고 죽고나서도 누구하나 장례를 치루어줄 사람이 없다면 말이다. 누구나 처음 태어날 때는 반가워해주는 사람이 있었을 텐데 삶을 마감하는 길이 이렇게 쓸쓸할 것을 예상이나 했을까? 누구나 삶은 혼자이지만 그래도 죽을 때는 누군가 내 죽음을 안타까워 해주는 사람에 둘러싸여 삶을 마감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 아닐까?

    그런데 이처럼 연고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면 어떨까? 그것은 사회의 불행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 일본에서도 이러한 연고 없는 죽음을 무연사(無緣死)라고 해서2010년 한해에만 32천명이 발생한다고 추정발표 하였고 이러한 죽음이 많은 것은 일본이 무연사회(無緣社會)로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인연이 없는 사회로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사람들은 서로 돕고 나누는 인연으로 만나는 관계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분명할 것인데 이것과 반대되는 사회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점점 이러한 인연없는 사망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에는 1,280명에서 2017년에는 2,01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연고없는 죽음을 무연고 사망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연고 사망은 살아 생전에 가장 가까운 가족간의 연고가 없어진 것을 뜻한다. 가족이 있어도 일부러 연락을 끊고 고독한 죽음을 택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죽음 이후에 연락이 닿아 무연고 사망을 벗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고독사도 문제지만 가까운 가족이 먼저 죽어 자연스럽게 무연고가 된 경우를 빼면 가족관계의 심각한 단절까지 이른 사람들이 주로 노숙, 쪽방이나 고시원 등에 독거, 요양시설이나 장애인시설에 수용 등 형태로 다양하게 살아가다 쓸쓸히 기억해주는 가족 없이 죽음을 맞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장례도 없이 쓸쓸이 잊혀져 갔었다. 그러나 이러한 죽음만 모아서 따로 장례를 지내주는 제도와 이를 맡아주는 시민단체가 생겨서 그나마 이들의 죽음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무연사회로 가는 내리막길을 간신히 버텨주는 우리 사회의 등대와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제도는 중앙정부차원에서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무연고 시신 등에 대한 처리에 명시되어 무연고 사망이 발생할 경우 지자체장이 운구, 화장, 봉안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지자체 차원에서는 공영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등을 만들어 무연고 사망에 대한 장례를 치루도록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장례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아 시행하는 단체가 있는데 서울의 경우는 나눔과 나눔이라는 비영리단체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무연고 사망에 대해서는 많지 않은 연구와 보고를 통해 규모와 연령 및 사망장소 등에 대해 분석되었다. 하지만 어떤 원인으로 주로 사망하는지에 대해서는 분석된 부분이 없었다. 이번에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의 소개로 나눔과 나눔 단체를 방문하여 자료분석을 의뢰받아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를 간단히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20201월부터 20218월까지 사망하여 장례 의뢰된 총 1216명의 사인을 분석하였다. 사인은 첨부된 사망진단서에 직접사인과 간접사인 그리고 선행사인을 가지고 분석하였으며 사망에 이르게 된 주요 질병 및 손상을 사인으로 분류하였다.

     

    분석결과 사망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순환기계 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는 작년과 올해 비슷하였다.

     

    사망원인 대분류 * 연도구분 교차표

    연도구분 전체
    2020 2021
    사망원인 대분류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 (A00-B99) 빈도 32 28 60
    사인분류 중 % 53.3% 46.7% 100.0%
    연도구분 중 % 4.8% 5.1% 4.9%
    신생물 (C00-D48) 빈도 108 98 206
    사인분류 중 % 52.4% 47.6% 100.0%
    연도구분 중 % 16.2% 17.8% 16.9%
    내분비, 영양 및 대사 질환 (E00-E88) 빈도 16 17 33
    사인분류 중 % 48.5% 51.5% 100.0%
    연도구분 중 % 2.4% 3.1% 2.7%
    정신 및 행동장애 (F01-F99) 빈도 32 25 57
    사인분류 중 % 56.1% 43.9% 100.0%
    연도구분 중 % 4.8% 4.5% 4.7%
    신경계통의 질환 (G00-G98) 빈도 8 7 15
    사인분류 중 % 53.3% 46.7% 100.0%
    연도구분 중 % 1.2% 1.3% 1.2%
    순환계통 질환 (I00-I99) 빈도 123 106 229
    사인분류 중 % 53.7% 46.3% 100.0%
    연도구분 중 % 18.5% 19.2% 18.8%
    호흡계통의 질환 (J00-J98,U04) 빈도 49 51 100
    사인분류 중 % 49.0% 51.0% 100.0%
    연도구분 중 % 7.4% 9.3% 8.2%
    소화계통의 질환 (K00-K92) 빈도 54 32 86
    사인분류 중 % 62.8% 37.2% 100.0%
    연도구분 중 % 8.1% 5.8% 7.1%
    근골격계통 및 결합 조직의 질환 (M00-M99) 빈도 1 2 3
    사인분류 중 % 33.3% 66.7% 100.0%
    연도구분 중 % .2% .4% .2%
    비뇨생식계통의 질환 (N00-N98) 빈도 21 19 40
    사인분류 중 % 52.5% 47.5% 100.0%
    연도구분 중 % 3.2% 3.4% 3.3%
    출생전후기에 기원한 특정병태 (P00-P96) 빈도 1 0 1
    사인분류 중 % 100.0% .0% 100.0%
    연도구분 중 % .2% .0% .1%
    선천 기형, 변형 및 염색체 이상 (Q00-Q99) 빈도 1 0 1
    사인분류 중 % 100.0% .0% 100.0%
    연도구분 중 % .2% .0% .1%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 (R00-R99) 빈도 169 118 287
    사인분류 중 % 58.9% 41.1% 100.0%
    연도구분 중 % 25.4% 21.4% 23.6%
    손상중독및외인에의한특정결과 (S00-T98) 빈도 12 13 25
    사인분류 중 % 48.0% 52.0% 100.0%
    연도구분 중 % 1.8% 2.4% 2.1%
    질병이환 및 사망의 외인 (V01-Y89) 빈도 38 35 73
    사인분류 중 % 52.1% 47.9% 100.0%
    연도구분 중 % 5.7% 6.4% 6.0%
    전체 빈도 665 551 1216
    사인분류 중 % 54.7% 45.3% 100.0%
    연도구분 중 % 100.0% 100.0% 100.0%

     

    다시 사망원인을 소분류로 나누어 주요 사망원인만 가지고 분석해본 결과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이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다음으로 폐렴, 뇌혈관질환, 간질환, 자살, 폐암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작년과 올해가 비슷하였다.

    주요 사망원인 소분류 * 연도구분 교차표

    연도구분 전체
    2020 2021
    주요사망원인 소분류 폐결핵 빈도 14 5 19
    사인2 % 73.7% 26.3% 100.0%
    연도구분 중 % 4.0% 1.6% 2.9%
    위암 빈도 10 12 22
    사인2 % 45.5% 54.5% 100.0%
    연도구분 중 % 2.8% 3.9% 3.3%
    대장암 빈도 13 21 34
    사인2 % 38.2% 61.8% 100.0%
    연도구분 중 % 3.7% 6.8% 5.1%
    간암 빈도 19 11 30
    사인2 % 63.3% 36.7% 100.0%
    연도구분 중 % 5.4% 3.5% 4.5%
    폐암 빈도 31 23 54
    사인2 % 57.4% 42.6% 100.0%
    연도구분 중 % 8.8% 7.4% 8.1%
    당뇨 빈도 14 16 30
    사인2 % 46.7% 53.3% 100.0%
    연도구분 중 % 4.0% 5.1% 4.5%
    알츠하이머 빈도 6 4 10
    사인2 % 60.0% 40.0% 100.0%
    연도구분 중 % 1.7% 1.3% 1.5%
    고혈압성질환 빈도 13 17 30
    사인2 % 43.3% 56.7% 100.0%
    연도구분 중 % 3.7% 5.5% 4.5%
    심장질환 빈도 64 56 120
    사인2 % 53.3% 46.7% 100.0%
    연도구분 중 % 18.1% 18.0% 18.0%
    뇌혈관질환 빈도 40 30 70
    사인2 % 57.1% 42.9% 100.0%
    연도구분 중 % 11.3% 9.6% 10.5%
    폐렴 빈도 33 40 73
    사인2 % 45.2% 54.8% 100.0%
    연도구분 중 % 9.3% 12.9% 11.0%
    만성하기도질환 빈도 8 3 11
    사인2 % 72.7% 27.3% 100.0%
    연도구분 중 % 2.3% 1.0% 1.7%
    간질환 빈도 36 27 63
    사인2 % 57.1% 42.9% 100.0%
    연도구분 중 % 10.2% 8.7% 9.5%
    운수사고 빈도 0 1 1
    사인2 % .0% 100.0% 100.0%
    연도구분 중 % .0% .3% .2%
    자살 빈도 32 27 59
    사인2 % 54.2% 45.8% 100.0%
    연도구분 중 % 9.0% 8.7% 8.9%
    추락 빈도 3 3 6
    사인2 % 50.0% 50.0% 100.0%
    연도구분 중 % .8% 1.0% .9%
    만성신부전증 빈도 18 15 33
    사인2 % 54.5% 45.5% 100.0%
    연도구분 중 % 5.1% 4.8% 5.0%
    전체 빈도 354 311 665
    사인2 % 53.2% 46.8% 100.0%
    연도구분 중 % 100.0% 100.0% 100.0%

     

    하지만 분석을 하다보니 공공병원의 코로나19 전담병원 기능 때문에 평소 쉽게 다니던 시립병원의 접근성이 떨어져 길에서 발견된 경우도 있어서 안타까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접근성 문제를 더 자세히 파악해 보기는 쉽지 않았지만 2019년 이전부터 사망자료와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2017년 서울시의 무연고 사망건수는 516명이었던 것에 비추어 보면 2020665명은 분명 늘어난 수치이고 20218월까지 551명이어서 추정컨대 2021년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판단된다.

    이들의 사망원인에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 당뇨, 간질환, 자살 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미루어볼 때 이들의 평소 건강관리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들의 죽음이 쓸쓸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있듯이 건강돌봄 등 기본이 되는 의료접근성의 취약함을 개선하는 노력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실제 사회복지 영역에서는 이들의 돌봄이 미치고 있지만 실제 이들의 건강돌봄을 챙겨주는 체계가 어느 정도 되어 있을까하는 의문이 된다. 서울역 앞에 무료 진료소도 있고 이분들이 거주하는 여인숙, 쪽방에서 약봉지가 있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정신건강과 몸건강을 두루 검토하고 살펴주는 체계적인 건강돌봄이 부족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이 단체와 계속 연대하고 무연한 사회가 생기지 않도록 그리고 무연한 분들의 건강이 더 잘 돌봐질 수 있도록 함께 문제제기하고 해결방안도 같이 모색해 나가는 건강세상네트워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글을 마친다.

     

                                                                           기고 : 나백주·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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