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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한국사회에 건강한 여성 이주노동자는 얼마나 될까?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5호(2021.10) 2021. 10. 13. 21:54

    2021.5.1 노동절 집회 참여한 대구경북 이주연대회의. 사진제공 성서공단노조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표현이 하나 더 늘었다.

    방역 사각지대’. 불법체류, 건강보험 특혜에 이어 또 하나의 차별과 혐오 표현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극적인 호명 너머에 있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왜 불법체류자가 되었는지, 어떠한 이유로 병원에 갔는지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라 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및 주거환경과 함께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건강 문제들이 알려졌다.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경우 대개 업장에서 제공하는 임시 가건물에서 거주하게 된다. 이러한 숙소는 위생시설이나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잠금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것은 물론 고용주가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성폭력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공연예술 분야의 경우 계약과 달리 유흥주점에 고용되어 성매매를 강요받고,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이러한 문제들로 근무지를 이탈하면 고용주의 신고로 미등록 체류자가 되기 때문에 치료나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성은 임신, 임신중지, 출산, 폐경 등 성 및 재생산 관련 건강의 변화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이에 따라 정기적인 부인과 진료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고용주의 눈치를 보느라, 병원이 멀어서, 건강보험과 치료비가 없어서,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등 이주노동자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필요할 때 원하는 진료를 받기란 더욱 불가능하다. 근본적으로는 건강보험, 고용허가제, 출입국관리법 등 제도가 이주노동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차별하는 데 있다.

     

    정부는 일정 자격을 갖추고 국내 입국한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건강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이주가 보편화된 현 시점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결혼, 출산 등 어떤 조건을 지녀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이들이 건강을 유지 및 증진시킬 수 있는 지역 차원의 지원 또한 제대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정욱(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 김선(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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