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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세상 인문학 산책] 4회차 모임 후기 - 영화 플랜75행사 2024. 8. 26. 11:31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매 달 1회 독서소모임 인문학 산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8월 22일 목요일에는 네 번째 모임을 진행하였으며 이번에는 책이 아닌 영화를 선정하였습니다. 함께 토론한 작품은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플랜75' 였습니다.
영화 '플랜75'는 초고령 사회인 일본의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로,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75세 이상의 노인에게 안락사를 권하는 정책을 시행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적 가설을 전제로 한 SF영화임에도 이 영화는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독거노인의 증가, 노인 일자리의 부재, 노인혐오와 같은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본 작품은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의 특별언급상을 수상했습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이라면 인문학 산책 소모임에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참여 신청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차기일정]
▶ 일자 : 9월 19일 목요일 저녁 8시
▶ 장소 : 온라인, 신청자에 한해 ZOOM 링크 발송
▶ 선정영화 : 크랩 캠프:장애는 없다 (넷플릭스 시청 가능)
▶ 참여신청 : https://bit.ly/독서소모임다음은 모임에 참가했던 회원님의 영화 리뷰입니다.
‘플랜 75’는 초고령 사회인 일본의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로, 75세 이상 노인에게 죽음을 권하는 정책의 이름이다. 죽음을 서약한 노인에게는 10만 엔을 일시불로 지급하며, 안락사를 시켜주고 화장장도 무료로 제공한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정부 재정에 부담이 가는 상황에서 젊은층 사이에서 노인혐오가 심화되자 정부가 초고령사회의 대비책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돈이 없고 궁핍한 상태에서, 가족과도 단절된 노인은 어쩔 수 없이 플랜 75에 가입하게 되는데, 이 종용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개가 매우 사실적이고 슬프다. 특히나 무료급식소에서 홍보하며 주민등록증이 없어도 75세 이상이면 다 가입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장면에 이르면 이 정책의 궁극적 목적이 결국 세금 많이 드는 가난한 노인 없애기였구나 싶어 매우 섬뜩할 지경이다.
경제성과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노인에게 죽음을 사회적으로 강요하고, 또 이 죽음을 선택한 것이 번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잘 설득하는 콜센터 상담 직원의 모습에서는 플랜 75라는 정책의 비정함과 비인간성에 소름이 돋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반기(?)를 드는 역할은 플랜 75 담당 시청직원인 남자주인공 ‘히로무’와 플랜 75 상담 콜센터 직원 여자주인공 ‘요코’이다. 두 젊은이는 주인공 노인들과 사회적으로 연계되고 유대감을 느끼면서 이 제도의 비인간성과 잔혹함을 깨닫게 된다.
늙어서도 최소한의 인간다움과 존엄을 유지하며 죽음을 맞이하려면 어떤 사회적 여건과 인식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우리사회는 고령층의 삶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는지?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계속 반추하게 된다. 죽음의 의미 외에도 노인 인권, 노인 일자리, 주거권, 이주노동자의 돌봄 등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시사하는 바가 커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김정연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 인문학 산책 모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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