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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돌봄이 돌보는 세계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 16호(2023.2) 2023. 2. 20. 16:30

     

    코로나19 유행 이후 2년간 발달장애인 가족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사고로 숨진 일이 알려진 것만 열 여덟 명이라고 합니다. 돌봄은 너무 힘들고 하고 싶지 않은 일, 죽음으로만 해방될 수 있을 정도의 고통스러운 일이었던 것이겠지요. 평소 우리의 삶도 다른 이들의 돌봄으로 지탱되고 있지만, 그 돌봄은 너무도 투명하고 유령처럼 나도 모르는 새에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값싼일이어서,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생명을 돌보는 일이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 될 수는 없을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질병, 장애, 의료, 젠더, 노동, 교육, 계급, 인종, 자본, 국가, 성장중심주의라는 10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돌봄 문제의 현실과 앞으로의 방향을 그립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약자화 하지 않는 평등한 돌봄, 누군가에게 돌봄의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 민주적 돌봄, 시장에서 상품으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책임지는 사회적 돌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해 개인이나 가족의 돌봄 중 일부를 처리해주는 것을 넘어서, 대안적인 사회를 위해서는 돌봄노동을 투명하게 만들고 그럼으로써만 지탱될 수 있는 지금의 성장 경제 및 남성중심적 사회와 작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성장 및 개발중심사회는 무한히 노동할 수 있는 몸을 추앙하면서, 적극적으로 의존하는 몸을 쓸모없는 몸으로 규정해왔다. 돌봄노동을 저임금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평가가 필수적이다.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돌봄위기는 기존의 세계관으로는 더 이상 인류의 지속이 가능하지 않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인간과 자연 간의 돌봄 부정의를 해소해나가기 위해서는 인간 세계에 돌봄 정의를 세우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9-10).

     

    힘들고 답답해 무기력해지는 시기에- 돌봄 혁명과 자본주의 사회 비판, 이를 바탕으로 공존 가능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 이 책과 함께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김지민_건강세상네트워크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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