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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인터뷰] 뚜벅이 공익활동가, 김인규 님을 소개합니다.
    건강세상 소식지/건강세상9호(2021.10) 2021. 10. 13. 21:30

     

     이번 호에 소개할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은 경기도 안양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인규 님입니다. 김인규 님이 현업 이외에 몇 년째 밤잠을 설치며 집중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요, 그것은  환자의 안전과 노인환자 인권개선을 위한 공익활동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김인규 님이 공익활동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병원의 영리적 운영과 마주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허무하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김인규 님을 지지합니다. 

    0 반갑습니다. 김인규 선생님, 작년 7월경 회원으로 가입해 주셨는데요,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4년~2019년 부모님을 여러 병원을 모시고 다니면서 직접 간호간병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 의료계의 민낯을 많이 경험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충남 논산시의 「의료법인 백제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시립노인전문병원(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이시던 어머니께서 의료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어머님의 의료사고 상황을 살펴보면서 병원의 불법비리와 인권 학대 상황에 놓인 수많은 환자들의 상황까지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행정기관에 신고와 제보를 하면서 병원으로부터 갑질도 겪었구요...

     

    공익신고와 공익제보를 하는 과정에 여러 증거와 자료를 수집하게 되었는데, 오래 전부터 건강세상네트워크에서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입장을 낸 자료들을 보게 되었고 환자의 권리를 위해서 노력한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백제병원의 문제가 단순히 한 병원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의료계의 문제와도 같기에 함께 개선하고 환자 권리 보호를 위해서 논의하고자 문을 두드렸습니다.

    또 지난 2020년에 설립한 간병시민연대라는 곳에서 초기 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내어준 건강세상네트워크를 보며 그 믿음과 신뢰가 점점 쌓여 갔기 때문입니다.

    0 어머님이 입원하셨던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요양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의 경우, 논산시의 하나뿐인 공립병원이자 당시 630여 병상의 대형 종합병원이 위탁 운영을 맡고 있었음에도, 안타깝게도 환자를 위한 병원의 의무와 목적의 의미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열악한 의료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말이 공립병원이지 의료시스템은 개인병원보다도 못했으며, 심지어 논산에 총 10곳의 요양병원 중에서 2021년 10월 현재 요양병원 평가등급이 가장 최저인 5등급으로 논산시에서도 꼴찌입니다.
    병원의 의사는 물론 그 외 보건의료인력에도 문제가 심각했고 실제 상황은 더욱 열악했습니다. 간병인은 노인환자를 학대하였고, 의료인들은 이것을 목격하고도 방치하였습니다. 또 환자의 침상의 시트에는 각종 각질과 음식찌꺼기가 가득하였고, 씻지 않아 곰팡이난 물병, 음식찌꺼기 가득 묻은 숟가락, 쓰레기 가득한 사물함 등은 이곳이 과연 병실인지 의문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노인환자를 위협하고 폭행하고 학대하는 간병인, 환자 머리 때리고 처방도 없이 신체억제대로 환자를 묶어버리는 의료인... 환자의 안전과 건강이 오히려 병원과 의료인/간병인에게 위협받는 현실을 목격했습니다. 실제 제보와 증거들은 더 참혹했으며 제 어머니께서 그 곳에 계셨다는 것에 화가 나고 죄송했습니다.


    0 어머님은 어떤 의료사고를 당하셨는지요?

    제 어머니가 입원중에 낙상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에는 당직의사도 없었고, 주치의도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여 병원엔 어머님의 응급사고를 대처할 만한 의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습니다. 또 낙상사고 후 어머님은 고열에 시달렸고 통증도 호소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X레이 검사를 병원에 몇차례 요청했으나 병원은 끝내 아무런 검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2달간 방치가 되었습니다. 상태가 계속 악화되어 결국 중환자실로 옮기게 되었고 고관절이 골절되었다는 검사결과도 나왔습니다. 이후 5차례의 고관절 수술을 받았지만 계속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었고 많은 고생을 하시다가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이후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과 백제종합병원, 이 두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려고 자료와 증거를 수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병원의 불법운영, 비리, 노인학대 등 여러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더 이상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익신고와 공익제보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0 공익활동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 계기 된 사건은 어떤 것이었나요?
    2017년 12월,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종합병원임에도 온수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환자들이 씻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온수 틀어달라고 의사/간호사/시설과/병원장에게도 여러 차례 이야기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논산시보건소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그러자 반응이 바로 왔습니다.

    병동 수간호사가 내게 전화를 해서 보건소에 민원 넣었는지 물어보고 곧 온수 틀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장은 괘씸하다며 원무과에 지시하여 퇴원을 종용하였고 강제퇴원시키기 위해 아픈 어머니가 누워계신 병실로 내용증명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심각한 수술부작용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된 상태였지만 그렇게 쫒겨나듯이 퇴원하였습니다.


    퇴원 후 백제병원의 갑질과 문제점을 SNS에 알리니 수많은 논산 및 인근 시민들이 너도나도 자신들/가족/주변인이 당한 피해사례를 알려줬습니다. 그중에는 내부관계자의 제보도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백제병원의 이야기는 많았는데 가까이 가 보니 더욱 심각했습니다.
    그대로 침묵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이 반성하고 개선되어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 언론사에 공익제보를 하게 된 것이 공익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0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이는데, 공익활동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당시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장이 전국 요양병원 전수조사하겠다고 공식자리에서 발표를 하고 그것이 기사에 나자, 백제병원은 이후 나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와 민사 모두 고소하였습니다. 형사소송은 무혐의 처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민사소송의 경우는 논산지원 판사가 말도 안되는 판결(200만원 손해배상)을 내렸습니다.

     

    논산시는 기관장모임을 오래전부터 해왔고 이때 시장/판사/병원장/교육장/경찰서장 등이 참석하며 서로 술자리를 갖는 모임을 해왔다는 제보가 국감에서도 밝혀졌습니다. 논산지원 판사의 판결이 정당성을 갖는 판결인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도까지 수많은 공익신고를 하여 여러 항목에서 불법 비리가 밝혀졌고 많은 금액의 과징금과 행정처분이 이뤄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조사과정에 충남도청과 논산시청의 안일한 소극행정 및 직무유기식 조사가 이뤄졌고, 심지어 논산경찰서는 엉터리로 제대로 수사조차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도 했습니다. 실제로 관련 내용은 언론에서도 밝혀졌습니다.

    지금도 백제병원의 비리를 밝히려 혼자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민형사 소송까지 하다 보니 변호사 선임비 등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아픈 어머니 간병에, 늦둥이 아이까지 태어난 상황이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또 먹고 살아야 하기에 낮에는 직장 일을 했고 공익신고와 제보 준비는 밤과 새벽에 준비했습니다. 여러모로 참 힘든었던 시기를 보냈지만 용기 잃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보해 준 여러 피해자들과 내부제보자들이 큰 용기를 내어 자료와 증거를 주었습니다. 지금도 그들을 보호하며 투쟁하는 중에 있습니다. 함께 해 줄 단체, 국민, 언론이 더 있었으면 더 빨리 진실을 밝히고 병원이 개선될텐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 병원은 600억 이상 매출을 올리며 아무런 문제없이 불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0 힘든 가운데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있을 텐데요..
    지금도 수많은 비리와 자료가 있고 종종 시민들의 제보도 들어옵니다. 충격적인 제보도 있습니다. 혼자서 묵묵히 내 시간을 들여서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공익신고와 공익제보를 해 왔습니다. 그동안의 공익제보를 인정받아 작년 2020년 말에 공익제보자를 지원해주는 [호루라기재단]에서 ‘호루라기상(공익제보자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백제병원의 비리와 문제점에 대해 신고와 제보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병원은 아직도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공익변호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0 건강세상네트워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4년째 의료개선 공익활동을 하다보니 환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주는 환자단체나 시민단체가 많지 않더군요. 아니 거의 없습니다. 물론 환자의 의료사고와 의료계의 의료범죄에 모두 대신해달라는 것이 아니며, 최소한 피해받은 사람들에게 의견제시나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라도 해주는 활동을 확대해 나갔으면 합니다. 또 국민의 관심이 높은 심각한 의료범죄와 문제점은 꼭 목소리를 내주었음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한 법안 개정이나 규정들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제안하고, 의료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시민들에게 하고 꼭 전하고 싶은 말
    누구나 환자가 되고, 누구나 아플 수 있습니다. 즉 누구나 환자가 됩니다. 의료사고는 단순히 감기 때문에 병원에 찾아가서도 주사기 재사용이나 약물 바뀜 사고 등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구나 노인이 됩니다. 요양병원/요양원의 문제점은 이미 고령화시대를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부모님들이 겪고 있는 일. 곧 우리가 겪을 일” 임에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관심이 적습니다. 언론과 국회에서도 사건이 터지고 사람이 죽어야만 관심을 갖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더욱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임에도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적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의료계에서는 수많은 의료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늦었지만, 지금 개선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과거에는 의료인들이 실수나 착각으로 의료사고가 벌어졌다면, 지금은 병원과 의사들의 욕심으로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 채 아예 의료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대담하게 수술실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간병인에게 의료행위까지 시키는 거 아닌가 해요.

    요즘 각종 의료범죄를 언론 내용을 보면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곳이 바로 병원” 이라는 생각조차 듭니다. 그만큼 현재 의료시스템은 많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병원의 의무, 환자의 권리를 보호받고 싶습니다.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여, 누군가에게 도움과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국민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언론에서도 집중해서 의료계 문제점과 현실을 보도하면

    더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정리:양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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